차이콥스키의 아내는 안토니나의 사랑 이야기가 담긴 영화입니다. 오늘은 당시 최고의 작곡가였던 차이콥스키를 한번 보고 반해버린 그녀의 이야기와 영화 속 당시 시대적 배경을 소개해 드려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영화 제작 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차이콥스키의 아내 안토니나
감독 키릴세레브랜니코프의 작품인 영화 <차이콥스키의 아내>가 5월 1일 개봉되었습니다. 출연은 일리오나 미하일로바와 오딘 런드 바이런이 출연했으며 러닝타임은 총 143분 상영됩니다. 감독은 차이콥스키의 일대기보다는 그의 아내였던 안토니나의 관점으로 영화를 풀어나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키릴 세레브랜니코프는 문헌을 많이 찾아보며 고증을 반영했다고 합니다. 차이콥스키의 아내 안토니나는 러시아 귀족 출신으로 당시 러시아 최고의 작곡가 차이콥스키를 한 번 보고 그와 결혼을 하기로 결심한 뒤 교회에 가서 기도를 열심히 드려 드디어 결혼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나 차이콥스키는 결혼에 뜻이 없었고 혼인이 지극히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습니다. 영화는 차이콥스키의 장례식에 아내 안토니나 밀류코바가 나타나 리스를 만들어 그의 관에 바치고 있는데 죽은 차이콥스키가 벌떡 일어나 아내를 꾸짖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미 결론이나 후반의 일을 관객에게 설명해 주며 두 인물에 대해 풀어나갑니다. 결혼했으나 사랑이 될 수 없는 두 사람의 실제를 매우 다각적으로 영화에서 풀어주는데 그들이 살았던 당시의 왕정에서 제정으로 넘어가는 러시아의 상황과 그 당시의 동성애자가 갖는 불편함을 알 수 있게 하였으며 차이콥스키가 이미 음악으로 명성을 얻자 그를 많은 사람들이 보호하고 그 사실을 숨겨주는 것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영화는 차이콥스키보다는 아내 안토니나 밀류코바에게 초점이 맞춰있으며 그녀의 일거수일투족과 그와 헤어진 후의 모습까지 보여주며 차이콥스키가 죽고 난 후의 그녀의 삶까지도 영화에서 보여주게 됩니다. 안토니나는 다른 사람과 살면서 세 자녀를 낳았고 막내아들을 표트르라 지으며 차이콥스키를 잊지 않고 차이콥스키의 여동생 사샤가 오빠의 성적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였을 때 안토니나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건장한 여러 남성을 그녀 앞에 등장시켰을 때도 차이콥스키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는 집착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주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시대극이었는데 당시를 보여주는 의상, 배경, 소품 등이 그때를 잘 묘사하는 것 같았고 두 사람의 연기가 매우 좋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시대적 배경
사실상 <차이콥스키의 아내> 작품은 차이콥스키의 생애나 업적과는 큰 연관성이 없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곡을 연주하는 장면이 제대로 들어가 있지 않을 정도로 음악가 차이콥스키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이혼이 언급되기 시작하면서 극 후반부 이후부터는 그가 아예 화면 밖으로 사라져 거의 나서지 않기까지 했습니다. 역사적 인물인 차이콥스키 뒤에 숨어있던 추앙하고 갈망한 인생을 보낸 한 여인의 사연에 집중하는 작품입니다. 남편을 사랑했던 한 여인의 보답받지 못하는 일방적인 감정을 지독하게 열거해 놓은 드라마 느낌이었습니다. 당 시대의 여권이 얼마나 남성에게 종속된 것이었는지에 대한 절감만큼은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내용이기도 했습니다. 그 시대 그 나라의 여성은 혼자 선 여권조차 발급받지 못할 정도로 수동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는 정보를 모두에게 일깨워줬습니다. 영화를 보며 굉장히 강렬하며 압도되는 느낌이었고 그들의 결혼 생활이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았기에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제목만 봐서는 차이콥스키의 음악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생각했었으나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신기했습니다. 차이콥스키가 동성애자였던 것과 오랜 기간 후원한 미망인에 대해서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결혼을 한 적 있었는지도 몰랐기에 매우 놀라웠습니다. 이혼을 끝까지 안 해주면서 다른 남자와 아이를 출산해 차이콥스키 이름을 붙이는 부분이 가장 소름 끼치고 막장 드라마보다도 더 놀라웠던 것 같습니다. 차이콥스키의 낭만주의 음악과 연극적 요소가 가미된 카메라 워킹부터 낯선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정교하였고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차이콥스키의 아내 안토니나의 파격적이고 숨 막히는 광기 어린 사랑 이야기를 이번 영화를 통해 멜로 드라마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 제작 과정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처음 일리오나 미하일로바를 만나던 때를 "안토니나 경쟁이 치열했다. 러시아의 젊은 여배우들은 거의 다 만나본 것 같다. 어리지만 능숙한 배우를 찾고 싶었다"라고 회상하며 오토니나 역에 어울리는 배우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음을 밝혔습니다. 일리오나 미하일로바를 캐스팅하기로 결심한 이후 "서사 구조에 따라 차례대로 촬영했다. 이는 배우가 경험하는 것이 곧 주인공으로서 점진적으로 경험하는 것과 일치하단 뜻이다. 일리오나 미하일로바가 모든 장면에서 안토니나가 경험하는 감정적 상태를 받아들이고 몰입하여 극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연대기 순으로 촬영했다"라며 연극 경험이 전무후무했던 그녀에게 이례적인 촬영 현장이었음을 전해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일리오나 미하일로바는 "놀라운 경험의 연속이었다. 연기를 하면서 실재하는 삶을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더 이상 내 머릿속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안토니나를 이해하거나 꺼낼 필요가 없었다"라며 모든 순간 안토니나에 완벽 몰입했던 그녀의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기도 했습니다. 제일 궁금했던 것 중 하나는 어떻게 이 이야기를 찾았고, 무엇에 이끌려 영화를 제작했는지가 궁금했습니다. 감독은 오래전부터 차이콥스키가 궁금했다고 하며 본인이 보기에는 그는 UFO 같은 존재라고 합니다. 모두가 그를 알지만 누구도 그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말하며 어느 날 인상적인 책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예일대 알렉산더 포즈난스키 교수가 쓴 [차이콥스키:내면에 대한 탐구]를 발견하여 차이콥스키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안토니나 차이콥스키에 관한 발레리 소콜로프의 책 [안토니나 차이콥스키:잊혀진 삶]을 읽었다고 합니다. 이 두 책은 꽤 오래전에 시작되었던 차이콥스키에 대한 본인의 호기심이었으며 처음 쓴 시나리오는 오랜 시간 빛을 기다리며 서랍 속에 묵혀져 있었고, 제작이 가능한 상황이 갖춰지게 되어 세상 밖으로 꺼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안토니나에게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위대한 무언가 혹은 위대한 사람을 조사할 때는 흥미로운 방법이 있는데, 바로 그 사람을 직접 들여다보기 대신에 그를 구성하고 있는 주변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기에 안토니아를 통해 차이콥스키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